Untitled: Meaningless (Victorian Age Style Tea Cup and Saucer, before smashing)
Brass, Liver of Sulfur
Raising & Planishing, Chasing & Repousse, Forging
6” X 6” X 5” (152 X 152 X 127mm)
2020
Untitled: Meaningless
This belt buckle was created by first making a Victorian-style teacup and then crushing it with a hydraulic press. By deliberately destroying the completed object and giving it a new function, I sought to explore ideas of destruction and transformation, as well as the cycle of rebirth and worldly afflictions.
무제: 의미없음
빅토리아 시대 양식의 찻잔을 제작한 뒤, 유압 프레스로 찌그러뜨려 만든 벨트 버클이다. 완성된 기물을 의도적으로 파괴하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는 과정을 통해 소멸과 전환, 윤회와 번뇌에 관한 생각을 드러내고자 했다.
Produced by Taehyun Bang
Duration: 3m 31s
Untitled: Meaningless (Belt Buckle, after smashing)
Oil paint on Brass, Liver of Sulfur
Smashed by Hydraulic Press, Soldering on the smashed object
6” X 6” X 1” (152 X 152 X 25mm)
2020
재커리 렉쉔버그(이하 재크)와의 실없는 대화, 3월 5일 자정을 지난 언젠가.
재크: 이거 죄다 헷갈리는데.
방: 나도 그래.
재크: 부제라고? 제목이 아니라? 이해 안 돼.
방: 부제이자 제목인 거지. 나도 말도 안 되는거 알아.
재크: 왜 찌그러트렸어?
방: 벨트 버클 만들려고 그랬지.
재크: 찻잔은 왜 만들었고?
방: 찻잔 만들려고 그랬으니까.
재크: 아니, 왜 벨트버클 만드느라 그 짓을 했냐고. 그냥 벨트버클 만들지.
방: 그냥 뭘 좀 조져 버리고 싶었어. 좀 애매한 감정에서 시작한 작업이야.
재크: 그럼 우린 애매한 대화를 하고 있는거네.
방: 어, 정확해.
재크: 그럼… 시작과 결과가 다른 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거야? 왜 찻잔을 만들었어? 벨트버클이랑 아무 상관 없잖아.
방: 어려운 질문. 일단은 그냥 난 좀 뭐가 부수고 싶었어. 왜냐면 난 죽고 있어. 우린 죽고 있는거야, 살고 있는게 아니라. 하하.
재크: 그게 찻잔이라는게 중요해?
방: 음… 나는 그냥 과거에 존재했던 찻잔을 표현하고 싶었어. 그러니까 이게 빅토리아 시대 스타일 찻잔인거지.
재크: 빅토리아 시대가 뭐 어쨌길래? 빅토리아 시대가 다른 그 뭐야.. 그것보다 연관이 있어?
방: 다른 고전양식보다? 나도 몰라. 근데 내 생각에.. 어.. 내가 미국에서 작업하니깐 한국 전통양식을 기호로 사용할 수 없어.
여기선 이게 한국 거인지 뭔지 아무도 못 알아 볼테니깐. 알잖아, 시각언어도 번역이 필요한거.
재크: 그러니까 어.. 그 빅토리아 양식이 더 그거에 관한거네. 그… 그..
방: 미국 사람들한테? 미국 역사에?
재크: 응. 근데 그래도 딱히 큰 연관 없지 않아? 빅토리아 양식이 어쨌길래?
방: 나도 몰라. 솔직히 말하면 난 빅토리아 뭐시기가 어떤지 잘 몰라. 그냥 나한테는 서양 거고 오래된 거야. 뭔 말인지 알겠어?
재크: 그런 것 같애. 그 양식이 이용하고 싶은거야? 아니면 음… 좀 바뀌어야 할 필요를 느낀 거야?
방: 뭐, 나를? 아니면 내 작업을?
재크: 너 작업을 말야. 좀 현지화 하는거야?
방: 꼭 그랬던 것 같진 않아. 어…. 그러니까 퍼센트로 설명을 하자면, 90퍼센트 정도는 내가 하고싶은 걸 했고,
한 10퍼센트 정도는 관객을 고려한 것 같아. 관객들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나 표현방식을 바꾸지는 않아.
재크: 그래. 그러니까 이 벨트 버클의 관객을 어떤 특정한 전시의 관객으로 생각한 거야?
아니면 너 작업 보는 모든 사람들로 생각한 거야?
방: 그냥 내 작업 보는 여기(미국) 사람들이라고 하자. 기능 그 자체를 무언가에서 다른 무언가로 번역하거나 변환 하는 작업이 해보고 싶었어.
근데 그 와중에 누가 벨트버클 공모전 해보지 않겠냐고 물어봐서 이게 벨트버클이 된거야. 꼭 벨트버클이 되어야만 할 이유는 없었고.
재크: 그래. 아무튼 그게 제목에 무슨 영향을 준거야? 영향… 그러니까 벨트버클 만드는게 의미없다는(meaningless) 이야기야?
그럴거면 왜 제목이 무제야?
방: 그러니까… 찻잔의 전부를 내가 만들었고 심지어 벨트버클 뒷부분에 클러치까지 다 내가 만들었어.
근데 왠지 내가 만든 기분이 들지 않아. 무슨 말인지 알아? 나 이거 유압프레스기에 넣고 찌그러트렸는데 벨트버클 모양은 우연히 나왔어.
내가 이 모양이 나오도록 결정한게 아니야. 그러니까 난 함부로 이 작업에 이름을 못 지을 거 같아.
근데… 부제 정도는 내가 달아도 되지 않을까?
재크: 그럼 왜 부제는 의미없음(meaningless)이야?
방: 그 이유는… 모르겠어. 그냥 나한테 만드는게 의미 있는건지 없는건지 스스로 좀 물어보고 싶었어.
재크: 그래서 그 질문에 답은 좀 얻었어?
방: 아직 잘 몰라. 근데 확실한 건, 그 찻잔은 찌그러지지 않았어. 그냥 과거에 영원히 있는거야.
재크: 순간 속에 산다고.
방: 그치. 영원한 거야. 그러니까 사람들이 대개 영원함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보통 끝없는 내일을 생각 하잖아? 근데 나는 그 영원이 어제랑 오늘 사이에, 오늘과 내일 사이에도 존재하는 거라 생각해. 0.1111111111111…. 뭐시기 뭐시기 하는 숫자처럼 말야. 그러니까 찻잔은 아직 계속 존재해.
재크: 그래, 그럼 찻잔은 순간 속에 있거나 완성됐다고 하고… 행위 그 자체가 중요했던거야 아니면 만들어진 결과물이 더 중요했던거야?
방: 둘 다 중요한 거 같애. 그리고 그… 과정 전의 과정에 대한 이야기 이기도 하고.
재크: 찻잔 만들었던 과정들도? 찻잔 만드려고 생각했던 것도 중요해?
방: 그치. 그게 다 작업이라 생각해.
재크: 그래서 의도한게 뭐야? 그걸 누가 착용해주길 바랬던 거야? 상관이 있어? 그러니까… 어… 이게 벨트 버클이 맞긴 해?
방: 버클은 그냥 만들어진거야 그러니까 어… 부모님한테 나온 자식 같은거지. 애기가 크고 나면…
재크: 찌그러져?
방: 그럴지도 모르지. 그냥 내 말은, 이제 이 작업은 내 관할이 아니야. 이게 스스로 의미를 만들겠지.
내가 무슨 수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정해. 보는 사람들이 이걸 벨트버클로 생각하건 말건, 내가 정할 수 있는게 아니야.
나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네. 그냥 예술가적 느낌이라 치자. 그냥 해야 될 것 같아서 한거야. 알잖아, 예술가들의 위대한 변명.
재크: 시간낭비네.
방: 기억낭비지.